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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도 감정도 과하지 않게 사는 법 -선긋기, 공감조절, 자기존중

by forest-pixie 2025.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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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아스 뇔케의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책 표지

 

마티아스 뇔케의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는 현대인의 삶에 반드시 필요한 ‘심리적 거리두기’ 기술을 다루는 책입니다. 이 책은 ‘소통하라’, ‘공감하라’는 현대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너무 많이 연결되고, 너무 깊게 감정에 젖어 있는 사람들 위해 쓰였습니다. 뇔케는 관계와 감정에서 적당한 거리와 온도 유지가 곧 자기 보호이자 지혜로운 생존 전략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은 일, 가족, 친구, 연인 사이에서 갈등하거나 소진되는 사람들에게 ‘덜 애쓰고 더 건강하게 관계 맺는 법’을 안내합니다.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 ‘눈치를 지나치게 보는 사람’,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에게 특히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선긋기 – 건강한 관계에는 경계가 필요하다

‘선을 긋는다’는 말은 자칫 냉정하거나 무관심한 태도로 오해받을 수 있지만, 마티아스 뇔케는 그것이야말로 자기존중의 시작이자, 관계를 오래 지속시키는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모든 인간관계에는 ‘보이지 않는 심리적 경계선’이 있어야 하며, 그것이 무너질 때 우리는 지치고 상처받는다고 말합니다. 특히 가족, 연인, 가까운 친구일수록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그로 인해 갈등이 잦아집니다.

뇔케는 ‘심리적 경계선’을 명확히 하기 위해 먼저 자신의 감정과 반응을 관찰하고, 불편한 상황에서 “지금 이건 나의 몫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연습을 권합니다. 이는 상대방을 배제하거나 거절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자신의 에너지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선입니다. 예를 들어, 반복적으로 부정적인 말을 쏟아내는 친구, 퇴근 후에도 연락이 끊이지 않는 직장 동료, 가족 내 무의식적 의무감은 모두 우리의 감정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경계를 설정하는 구체적인 대화법도 제안합니다. “그건 나중에 이야기해도 될까?”, “지금은 나에게 집중할 시간이 필요해”와 같은 문장은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경계를 설정할 수 있는 말입니다. 뇔케는 “선은 벽이 아니라 문이어야 한다”는 표현으로, 선긋기가 단절이 아닌 조율의 시작임을 강조합니다. 관계에서 건강한 거리는, 감정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안전선이 되어줍니다.

공감조절 – 감정이입이 아닌 감정조절이 필요한 시대

‘공감’은 요즘 시대에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지만, 마티아스 뇔케는 무분별한 감정이입이 오히려 우리를 감정 소진 상태로 몰아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는 “모든 고통에 동참하려고 하지 말라”라고 말하며, 공감의 진짜 목적은 상대의 감정을 내가 떠안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되 거리를 유지하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감정을 ‘이해’하는 것과 ‘빨려 들어가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책에서는 특히 ‘공감 피로(Empathy fatigue)’라는 개념을 소개합니다. 이는 간호사, 교사, 상담사, 혹은 인간관계에 예민한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자주 겪는 상태로, 타인의 감정을 지나치게 내면화하며 자신의 감정 에너지까지 고갈되는 현상입니다. 뇔케는 이와 같은 공감 피로에 빠지지 않기 위해 ‘감정 필터링’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실제로 그는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때, 나의 감정이 어느 지점에서 흔들리는지를 점검하라"고 말합니다. 또한,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에 처한 상대를 돕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 자신의 정서를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감정은 전염됩니다. 따라서 내 감정의 중심을 잃지 않고 상대를 바라보는 능력이야말로 진짜 공감이며, 지혜로운 감정 조절력의 출발점입니다.

자기 존중 – 나 자신을 지키는 최소한의 태도

마티아스 뇔케가 강조하는 세 번째 태도는 ‘자기 존중’입니다. 그는 자기 존중을 ‘남에게 인정받는 것’이 아닌, 자신의 필요와 감정을 존중하는 습관이라고 설명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이나 평판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스스로의 욕구나 감정보다는 ‘해야 하는 일’과 ‘좋아 보이는 일’에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결과적으로 내면은 지치고, 마음속엔 허무함만 쌓여갑니다.

뇔케는 이런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에게 친절할 것’을 권합니다. 타인을 배려하듯, 나 자신에게도 “오늘은 힘들었으니 쉬어도 괜찮아”, “이 감정은 내가 당연히 느낄 수 있는 거야”라고 말해주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정서적 자기 주권을 세우는 과정입니다.

또한 책에서는 ‘나답게 산다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자기존중은 모든 관계의 기준점이 되며, 자기 자신의 감정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만이 타인의 감정도 제대로 다룰 수 있습니다. 뇔케는 “사람은 자기가 지키지 않는 기준을 타인에게도 요청할 수 없다”라고 말하며, 자기 존중이야말로 모든 관계와 감정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우리에게 과도한 이상을 강요하지 않으며, 다만 ‘지치지 않고 오래 살기 위한 건강한 자세’를 제안합니다.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는 무례하지 않게, 그러나 무너지지도 않게 살아가는 기술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인간관계와 감정 속에서 너무 애쓰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덜 애써도 괜찮다’는 위로와 함께, 실제적인 심리 전략을 제시합니다. 선을 긋고, 감정을 조절하며, 자기 존중을 실천하는 태도는 우리를 더 강하고 자유롭게 만듭니다. 똑똑하게 나를 지키는 법, 그것이야말로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삶의 기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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