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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하려는 이들에게 건네는 문장 -조화, 실패수용, 자기연민

by forest-pixie 2025.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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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랑 드빌레르 작가의 모든 삶은 흐른다 책 표지

 

로랑 드빌레르의 『모든 삶은 흐른다』는 ‘애쓰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철학적 위로이자, 자기 이해를 위한 안내서입니다. 현대인은 많은 것을 해내야 하고, 잘해야 하며, 뒤처지지 않으려 늘 긴장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삶의 태도는 끊임없는 비교와 자기비판으로 이어지며, 결국 자아 소진과 불안으로 우리를 내몰곤 합니다.

이 책은 그런 ‘너무 잘하려는 사람들’에게 삶은 경쟁이 아니라 흐름이며, 완벽보다 균형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동양 철학에서 빌려온 ‘흘러감’의 개념을 중심으로, 저자는 조화, 실패 수용, 자기 연민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우리가 너무 오래 잊고 살았던 삶의 본질을 되찾도록 도와줍니다. 잘 살아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나답게 살아가는 법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조용하지만 단단한 위로가 됩니다.

조화 – 삶은 균형과 흐름 속에서 존재한다

『모든 삶은 흐른다』의 핵심 주제는 ‘흘러가는 삶’입니다. 저자 로랑 드빌레르는 삶을 강제로 통제하려 하기보다는, 흐름 속에서 자신을 조율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진짜 현명한 삶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우리는 늘 무언가를 증명하려 애쓰고, ‘더 나은 내가 되기’에 중독된 사회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완벽한 하루, 효율적인 시간 관리, 생산성 높은 삶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현실 속에서 조화란 ‘느슨함’이나 ‘게으름’으로 오해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드빌레르는 말합니다. “삶은 리듬이다. 조화는 완벽이 아니라, 서로 어긋나지 않게 맞춰지는 것.”

이 책은 우리가 억지로 성과를 만들어낼 때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 있을 때 가장 진짜다운 나를 만난다고 말합니다. 조화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이만하면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는 마음의 상태이며, 외부 평가가 아닌 내면의 평온에서 오는 만족감입니다.

그는 ‘조화를 이루는 삶’이란, 누군가를 이기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나의 호흡, 감정, 상황과 스스로를 조율하며 살아가는 태도임을 강조합니다. 잘하려는 욕망보다 중요한 것은 균형을 깨뜨리지 않는 태도입니다.

실패 수용 – 잘못됨을 받아들이는 용기

‘잘하려는 사람’은 실패에 유독 민감합니다. 단 한 번의 실수에도 자책하거나, 자신의 존재 전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성향을 보입니다. 드빌레르는 이러한 태도가 오히려 삶을 경직시키고, 반복된 피로감과 ‘성공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는 사고방식을 강화시킨다고 말합니다.

책에서 저자는 실패를 ‘삶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것을 제안합니다. “삶이란 강물과 같다. 작은 바위에 걸려도 물은 방향을 바꿔 흐른다.”

실패는 인생의 ‘결과’가 아니라, 흐름을 바꾸는 하나의 계기라는 것이 드빌레르의 시선입니다. 중요한 건, 실패를 부정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을 충분히 경험하고 받아들이는 용기입니다. 이 책은 실패에 대해 분석하거나 극복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대신, 실패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다음 흐름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태도를 제시합니다.

우리가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결과로만 나를 정의하려는 습관’ 때문입니다. 드빌레르는 그러한 관점에서 벗어나, ‘나의 존재는 성공이나 실패로 평가받을 수 없다’는 믿음이야말로 진짜 자유라고 말합니다. 삶은 고정된 경로가 아니며, 우리는 언제든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방향을 재정립하는 기회입니다.

자기 연민 – 나를 안아주는 마음의 기술

우리는 종종 타인에게는 친절하면서도, 자기 자신에게는 유난히 가혹합니다. 드빌레르는 ‘자기 연민(self-compassion)’이란 약함을 인정하는 나에 대한 존중이며, 자기 회복을 위한 가장 깊은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너무 잘하려는 사람’일수록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이 정도도 못 해?’라는 말로 자기를 몰아붙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지치고, 결국에는 자기혐오와 회피로 연결되곤 합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문장 중 하나는 이렇습니다. “당신이 느끼는 불안과 피로는 실패가 아니라 신호입니다. 이제 그만 멈추고, 안아주세요.”

자기연민은 자기 비하와 정반대에 위치한 개념입니다. 그것은 나의 결점과 아픔을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그 순간을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용기이자 감정적 성숙입니다. 드빌레르는 이 연민이 자기 연습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합니다. 매일 아침 "오늘 나는 나를 도와줄 준비가 되었는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조금 더 너그러운 하루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자기 연민은 게으름이나 자기 합리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내면을 충전해 주는 감정의 연료입니다. 잘하려는 마음을 놓지 않으면서도,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는 법, 그것이 이 책이 가르쳐주는 지혜입니다.

『모든 삶은 흐른다』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 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놓쳐온 진짜 삶의 리듬을 상기시키며, 덜 완벽해도 되는 자유, 덜 애써도 되는 평온, 실패해도 괜찮은 여유를 되찾도록 이끌어줍니다. 잘하려는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건, 잘하려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하나의 따뜻한 문장일지 모릅니다. 삶은 흘러갑니다. 때로는 방향을 바꾸기도 하고, 천천히 흐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저, 그 흐름 속에서 조화롭게, 자기답게, 무너지지 않게 살아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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