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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외딴섬에서 벌어진 완벽한 미스터리

by forest-pixie 2025.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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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작가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책 표지

1. 세계 3대 추리소설로 불리는 걸작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추리소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로, ‘세계 3대 추리소설’로 손꼽히는 명작이다. 1939년 출간된 이래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로 각색되었으며, 20세기를 대표하는 미스터리 소설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밀실과도 같은 고립된 공간, 제한된 등장인물, 완벽한 범죄라는 설정을 통해 극한의 긴장감을 조성한다. 치밀한 복선과 논리적인 전개로 독자들을 끝까지 긴장하게 만들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까지도 반전을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단순한 미스터리 소설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인간 심리의 깊은 탐구와 도덕적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정의란 무엇인가?", "죄를 심판할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철학적인 고민을 독자들에게 남긴다.

2. 외딴섬에 초대된 열 명의 손님 – 비밀스러운 초대장

이야기는 열 명의 낯선 인물들이 외딴섬, ‘인디언 섬’에 초대되면서 시작된다. 이들을 초대한 사람은 ‘U.N. 오웬’이라는 의문의 인물. 하지만 섬에 도착한 후 주인은 나타나지 않고, 저녁 식사 자리에서 한 장의 녹음된 음성이 흘러나온다.

“당신들은 각자 과거에 한 명 이상의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그 죗값을 치르게 될 것입니다.”

순간 분위기는 얼어붙고, 손님들은 각자 숨겨진 과거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들이 머무는 저택 안에는 한 편의 동요가 걸려 있다.

"열 명의 인디언 소년이 저녁을 먹었네.
하나가 목이 막혀서 아홉이 남았네..."

이 동요의 가사처럼, 손님들은 하나둘씩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어가기 시작한다.

3. 열 명의 손님과 그들이 숨긴 과거

등장인물들은 모두 ‘살인’에 연루된 과거를 가지고 있지만, 법적으로는 처벌받지 않았다. 그들의 죄는 법망을 피했지만, 이곳에서 한 명씩 심판받게 된다.

① 앤서니 마스턴 – 무책임한 젊은 부호
잘생기고 부유한 젊은 남자. 자동차를 과속 운전하다 두 아이를 치어 죽였지만,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 죽음: 첫 번째 희생자. 청산가리가 든 술을 마시고 즉사.

② 에설 로저스 – 순종적인 하녀
고용주였던 노부인을 방치해 죽게 한 혐의가 있다. 남편인 토마스 로저스와 함께 그녀를 치료해야 했지만,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다.
☞ 죽음: 두 번째 희생자.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사망.

③ 존 고든 맥아더 – 전직 장군
아내와 불륜을 저지른 부하를 전장으로 보내 죽게 만든 인물.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며 죄책감을 부인한다.
☞ 죽음: 세 번째 희생자. 머리에 둔기로 맞아 사망.

④ 토마스 로저스 – 하인
아내와 함께 고용주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하지만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인다.
☞ 죽음: 네 번째 희생자. 도끼에 맞아 사망.

⑤ 에밀리 브렌트 – 독실한 기독교 신자
임신한 가정부를 해고해 그녀를 절망에 빠뜨렸고, 결국 그 여성이 자살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자신은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 죽음: 다섯 번째 희생자. 청산가리 주사로 사망.

⑥ 로렌스 워그레이브 – 판사
재판에서 유죄를 확신했지만, 증거가 부족했던 피고인을 사형에 처하도록 조작한 인물. 그는 스스로를 정의의 집행자라 믿고 있다.
☞ 죽음: 여섯 번째 희생자(처럼 보였으나 마지막 반전의 핵심 인물).

⑦ 에드워드 암스트롱 – 외과의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수술을 하다 환자를 죽였다. 하지만 자신의 과오를 숨겼다.
☞ 죽음: 일곱 번째 희생자. 절벽 아래로 추락.

⑧ 윌리엄 블로어 – 전직 경찰
무고한 사람을 감옥에 보내 사망에 이르게 했다. 돈과 출세를 위해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했다.
☞ 죽음: 여덟 번째 희생자. 거대한 시계에 맞아 사망.

⑨ 필립 롬바드 – 용병
전쟁 중 부족민 21명을 살해하고 자신만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를 후회하지 않는다.
☞ 죽음: 아홉 번째 희생자. 베라 클레이소른에게 총을 맞고 사망.

⑩ 베라 클레이소른 – 전직 교사
자신이 돌보던 아이를 일부러 익사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죄책감에 시달린다.
☞ 죽음: 열 번째 희생자. 죄책감에 스스로 목을 매단다.

4. 논리적인 설명과 작품의 매력

이 작품은 단순한 연쇄살인극이 아니다.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치밀하게 이루어지며, 독자들은 점점 누구를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워진다.

또한, 추리소설에서 중요한 ‘논리적 개연성’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 밀실 같은 고립된 공간 → 외부의 개입 없이 사건이 발생
  • 숨 막히는 긴장감 → 점점 줄어드는 생존자
  • 교묘한 복선 → 독자가 미처 눈치채지 못한 힌트

특히, 마지막 반전은 추리소설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결말 중 하나로 꼽힌다.

5. 마지막 마무리 – 남겨진 질문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단순한 범죄 소설이 아니다.

정의는 누가 집행해야 하는가?

죄를 심판할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가?

죄책감은 인간의 마음을 어떻게 무너뜨리는가?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인간 본성과 도덕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남긴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후,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만약 나에게도 숨겨진 죄가 있다면, 나는 과연 이 섬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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