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예거의 『어른의 영향력(Original Title: “The Power of Showing Up”)』은 청소년기에서 성인기로 진입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무엇인지 탐색한 책입니다. 그는 다양한 심리학 연구와 실증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젊은 세대가 자율적이고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좋은 어른', 즉 멘토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성인이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오늘날처럼 세대 간 단절이 깊어지고, 어른과 청년 사이의 대화가 줄어드는 시대에 이 책은 ‘어른이란 무엇인가’, ‘청춘에게 어른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관계의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합니다.
영향력 – 말보다 태도가 만드는 진짜 어른
예거는 어른이 청년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말보다는 행동과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합니다. 단지 충고하거나 훈계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이 “이 사람이 나를 이해하고 믿어준다”는 감정을 느낄 때, 진정한 멘토링이 시작됩니다. 오늘날 많은 어른들이 좋은 의도로 “내가 네 나이 땐 말이야”라는 식의 조언을 하지만, 이는 오히려 젊은이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하고 거부감을 사기 쉽습니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경험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세대와 그들이 처한 현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입니다.
책에서는 여러 심리학 연구를 인용하며, 성인의 지지가 청년의 자존감, 자율성, 문제 해결 능력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설명합니다. 특히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어른의 존재는 청년들이 실패와 혼란 속에서도 회복탄력성을 갖고 일어설 수 있게 만듭니다. 이러한 영향력은 ‘가르치는 어른’이 아니라 ‘함께 걸어주는 어른’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조언 – 말하는 어른보다 들어주는 어른
『어른의 영향력』에서는 “조언의 질보다 관계의 깊이가 더 중요하다”라고 말합니다. 많은 어른들은 좋은 말을 해주고 싶어 하지만, 청춘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온전히 들어주는 청중입니다. 예거는 상담 심리학에서 강조되는 ‘적극적 경청’ 개념을 어른-청년 관계에 적용합니다. 청년들이 겪는 불안, 혼란, 자아 정체감의 위기를 어른이 먼저 판단하고 해석하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공감할 것을 제안합니다.
또한 그는 청년기에는 ‘스스로 해답을 찾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며, 그 과정에서 어른은 지식 제공자가 아닌 촉진자(facilitator)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교사, 부모, 직장 상사 모두에게 적용됩니다. 명확한 정답을 주기보다는 질문을 던지고, 청년이 스스로 사고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어른의 진짜 역할입니다.
결국 조언이란, 듣고, 인정하고, 묻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내 말이 정답’이라는 태도를 버리고, ‘이 아이의 시각에서 문제를 볼 수 있을까?’라는 관점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 점에서 이 책은 어른이 먼저 바뀔 때 청년과의 소통이 가능해진다는 깊은 통찰을 전합니다.
성장 – 함께 자라는 관계, 쌍방향 성숙
예거는 어른과 청춘의 관계를 일방적인 지도 관계가 아닌 ‘상호 성장의 과정’으로 봅니다. 흔히 어른은 가르치고 청춘은 배우는 존재로 구분되지만, 실제로는 어른 또한 젊은 세대와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배우고 자극을 받으며 성장합니다. 이는 ‘관계적 성장’이라는 심리학 이론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책에 등장하는 실제 사례 중에는, 교사였던 인물이 학생들과의 관계를 통해 스스로의 감정조절 능력, 인내심, 공감 능력을 되돌아보게 된 이야기도 소개됩니다. 청년은 아직 미숙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어른이 청춘을 돕는 동시에, 청춘의 거울을 통해 자신의 삶도 재정비하는 계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계의 모델은 단순히 ‘도와주는 어른’이 아니라 ‘함께 배우는 어른’입니다. 어른이 청년을 성숙하게 만들 수 있는 만큼, 청년도 어른을 더 깊이 있게 만들어줍니다. ‘멘토링’이란 결국, 두 세대가 서로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가는 쌍방향의 성장 관계인 셈입니다.
『어른의 영향력』은 젊은 세대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망설이는 모든 어른들에게 필요한 책입니다. 특히 요즘 세대와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 교사, 상사에게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좋은 어른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함께 걸어가려는 자세를 가진 사람입니다. 변화는 거창한 행동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누군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그 순간, 바로 그때부터 당신은 이미 ‘영향력 있는 어른’이 될 수 있습니다.